게시물 조회
[브릿지경제 단독 인터뷰] 김성환 기후부 장관 “K-GX로 녹색철강 플랜트 수출 국가 도약··· 전기료, 국민에게 부담 전가 안시킬 것"
  • 등록자명
    기후에너지환경부
  • 조회수
    14,607
  • 등록일자
    2026-04-27

[브릿지경제 2026-04-27]


김성환 기후부 장관 “K-GX로 녹색철강 플랜트 수출 국가 도약·전기료, 국민에게 부담 전가 안시킬 것" 

[브릿지 초대석]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신속한 산업 전환 필요··· 전환 늦추면 중국과 경쟁서 뒤쳐져”
“R&D 투자 확대, 투자세액공제·생산세액공제 강화해야”
“대청호, 녹조 대책 마련 늦었다·현장 점검 나설 것”
이재명 대통령,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전환 속도 낼 것 주문”

“기후위기는 이미 재앙의 형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 변화를 체감하고 있지 않습니까. 4월에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상황이 정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꽃들마저 한꺼번에 피어나고 있습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브릿지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례적인 봄철 고온 현상을 언급하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전국 곳곳에서 30도에 육박하는 기온이 관측되고, 생태계 교란은 물론 경제·사회적 피해까지 현실화되면서 기후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환경 이슈에 머물지 않게 됐다. 이제 기후는 국가 경쟁력과 산업 구조를 좌우하는 일로 자리 잡았다. 그는 “기후 문제는 더 이상 환경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 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위기의식 속에서 김 장관은 신속한 산업 전환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지금 우리는 탄소 산업에서 녹색 산업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전환을 늦추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가의 명운을 건 대전환은 오는 6월 발표 예정인 ‘K-GX(한국형 녹색대전환)’로 집약된다. 정부와 민간을 잇는 ‘민관합동 K-GX 추진단’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 장관은 “녹색대전환이 산업부문에서 엄청나게 큰 변화”라며 “산업 전반을 바꾸는 대전환인 만큼, 변화에 투입될 정부재정규모도 이번 로드맵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재정규모란 정부가 운용하는 예산·기금 등 재정의 전체적인 크기를 수치로 표현한 개념이다.

김 장관은 K-GX를 통해 “탈탄소를 넘어 녹색 산업 분야에서도 세계 선두권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특히 녹색 철강을 대표적 기회로 꼽았다.

현재 한국은 연간 30만 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데모 플랜트를 구축 중이며, 2028년 본격 생산을 목표로 한다. 김 장관은 “일부 국가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우리는 훨씬 큰 규모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수천만 톤 규모의 철강 생산 체계를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로 병행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비전과 재정 투입 전략이 K-GX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철강을 비롯해 석유화학·시멘트 등 고탄소 산업의 전환에 대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전환해야 하는 고난도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상승이나 경쟁력 약화 없이 전환을 이뤄야 한다. 대한민국이 녹색 전환을 선도할 수 있도록 치밀하면서도 담대한 계획을 K-GX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획이 성공하면 우리는 녹색철강 플랜트까지 수출하는 나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K-GX는 녹색 전환 대첩(大捷)을 위한 대한민국의 비장의 무기인 셈이다.

최근 전남 여수에서 열린 ‘2026 녹색대전환(GX) 국제주간’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녹색전환을 이해하고, 구상하는 자리였다. 김 장관은 “국내외 높은 관심 속에 민간과 공공이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이 직접 행사를 개최하면서 녹색전환을 국가 핵심 의제로 끌어올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대한민국 역량 ‘재생에너지 100GW’ 충분히 가능···그 이상도 가능”

김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기후부는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했으며, 이재명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조기 달성하고 발전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약 37GW 수준에서 향후 5년 내 63GW를 추가해야 하는 만큼,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은 과제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중국은 지난해에만 500GW를 설치했고, 2035년까지 3600GW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국토 여건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우리 제조 경쟁력과 국가 역량을 고려하면 100GW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이며,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국이 녹색 산업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이 녹색 산업을 빠르게 점유하고 있으며, 이대로라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며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등 핵심 분야에서 지배력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며 “대한민국이 얼마나 경쟁력을 높이느냐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를 위해 광범위한 정책 지원을 예고했다. 그는 “R&D 투자를 확대하고, 투자세액공제와 생산세액공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국가전략기술 범위를 넓히고, 보다 정교한 보조금 체계를 통해 관련 산업에 자금이 원활히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재생에너지 시장 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기자재 비용 상승 가능성에 대해 그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일축하며 “일부 원자재 가격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전 산업에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령 비용이 상승하더라도 유가 상승에 비하면 부담이 적다”며 “이러한 이유로 에너지 전환을 늦출 필요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전기료가 문명의 핵심··· 부담 국민에게 전가 안시켜”

김 장관은 이번 인터뷰에서 “폐지 예정이던 노후 석탄발전(보령 화력 5호기·하동화력발전소 1호기)의 운영을 9개월 연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중동 전쟁의 장기화 여부에 따라 종료 시점 연장도 검토할 수 있음도 시사했다. 이는 가스 가격을 억제해 전기요금 인상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기요금 인상 우려에 대해서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요금은 이른바 문명의 핵심 요소”라며 “요금 변동이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만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력도매가격(SMP. 전력시장에서 전기 1kWh를 얼마에 거래할지 정하는 기준 가격)에 대해서는 “평균 110원대 수준”이라며 “150원대까지 상승해야 한전이 원가 대비 수입·지출 부담을 크게 느끼는 상황이 된다. 아직 그 단계는 아니며,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할 수준의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향후 변수로 가스 가격을 지목하면서도 “이전 윤석열 정부의 가격 통제 부족으로 보일러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고, 일부 사업자가 과도한 이익을 누렸다. 그 부담이 고스란히 국민 전기요금으로 전가됐었는데, 이제 이같은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시 민간 가스발전소의 과도한 수익을 정부가 적절히 통제하지 못했고, 그 결과가 국민 전기요금 부담과 한전 적자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며 “우리 정부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내년 신설이 논의 중인 전력감독원과 관련해서는 “배전 단계에서 소규모 재생에너지가 대량으로 생산·유통되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전력 시스템이 매우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전력감독원은 이러한 흐름을 전문적으로 감독·통제할 수 있는 기관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전력감독원 설립 필요성은 최근 국무회의에서도 보고됐으며 현재 입법이 추진 중”이라며 “단순한 관리 기구를 넘어 새로운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대청호 녹조대책 “대책 늦어··· 직접 현장 찾을 것”

기후부가 최근 기후·에너지 현안뿐 아니라 동물, 수자원 등 환경 전반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김 장관은 “연말까지 곰 사육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대통령실에 보고했더니 ‘기후부가 그것도 하느냐’는 반응이 나왔다”며 “지난해 여름 계양산에 러브버그가 대량 출몰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생물다양성과 생물 복원까지 포함해 환경 전반을 기후부가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늑대 ‘늑구’가 탈출해 9일간 소동이 빚어진 사건과 관련해선 동물권 문제를 짚었다. 김 장관은 “기존 동물원 시스템이 적절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많다”며 “현재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대청호 녹조 문제에 대해서는 대응이 늦어진 점을 인정하고 현장 점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대청호 녹조가 예상보다 심각한데도 낙동강이나 소양강 상류에 비해 관심이 적어 대책 마련이 늦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원인 파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문제 지점을 특정하지 못했다”며 “관련 부서에 지시해 발생 원인과 해결 방안을 전면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직접 현장을 찾아 그간 놓친 부분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4대강 보 처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괄적인 해법 대신 개별 접근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16개 보의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조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각 보의 특성에 맞는 실행 가능한 대책을 마련하고, 지역 공론화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환 “이 대통령 기후문제 전방위적 관심··· 에너지 전환은 플랜 B 없어“ 

기후위기가 가파르게 심화되면서 기후변화 정책의 우선순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5년 파리협정은 온실가스 감축(완화.mitigation)과 기후 영향에 대한 적응(adaptation)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완화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사전에 억제하는 전략이며, 적응은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응해 사람과 생계,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을 뜻한다.

김 장관은 “기후적응 대책이라는 개념 자체가 소극적으로 느껴진다”며 “이 정도의 대응으로 충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본질적으로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훨씬 더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기후위기 과정을 견디기 위한 대응(적응)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폭염 시 노동자의 야외 작업을 제한하고, 이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기후보험을 도입·확대하며, 무더위 쉼터를 늘려야 한다”며 “제방 붕괴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침수 위험 지역에는 배수로를 추가 설치하는 등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결국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기후 문제 소통과 관련해 그는 “대통령께서 회의나 개별적으로 수시로 질문과 메시지를 전달하고, 주요 논의는 국무회의나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대통령의 기후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전방위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중동 전쟁 이후, 단기 대응은 별도로 마련하되 화석연료 중심의 경제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 아니냐며 속도를 주문하신다”며 “또 대통령께서는 ‘에너지 대전환’을 자주 강조하신다”고 전했다.

인터뷰 말미, 에너지 전환이 지연될 경우를 대비한 대안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플랜 B는 없습니다. 오직 속도, A(대전환)뿐”이라고 강조했다.


목록